2016년 10월 31일 월요일

헤어진 후에

어제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말하였다.
내가 미국에서 들어오고 나서 정말 2개월간 화요일에 봉사활동 나가는 것 빼고는 누워서
각종 BTS 보기, 블로그 보기 혹은 핸드폰 게임하기.
취업을 너무 피하고 싶어서 공채 시즌을 다 날렸다.
아예 회피. 나의 이러한 성향은 고등학교 때 부터도 있었다.
사실 지금도 나아가 잡고 싶다. 내 곁에 있으라고.
그러나 난 두렵다.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과거에 너가 나에게 행동했던 것들이 두렵다.

사랑을 하면 집착을 하게 된다 했던가.
난 사귄 처음1년 간 너에게 수없이 쌍욕을 먹었다.
내 과거가 왜 너것이 아니냐고, 너의 과거, 현재, 미래 까지 가지고 싶다고 말하였다.
난 집착이라고 말을 하였고 넌 사랑이라 말을 하였다.
아이러니 하게도 난 너무 세뇌 당했나보다. 집착이 정말 사랑 같다고 느껴진다.
나도 서서히 미쳐 갔고,
우린 한참 서로를 구속했다. 10분간 연락이 안되면 다른 사람과 연락을 하냐고 하였었지.
나를 붙잡고 내 앞에서 울면서, 내가 미쳐가는 것 같다고 너 한테 왜 이러는 줄 모르겠다고 널 너무 사랑해서 그런 것 같다고 그랬던 너에게 난 괜찮다고 우리 괜찮아 질꺼라고 그렇게 말을 하였지. 그런데 1년이 지속되더라. 그리고 우린 한 번의 이별을 했지. 난 정말 행복해지고 싶었다. 그리고 우린 다시 만나게 되었다. 이번에는 넌 내게 바람을 폈다고 했었지, 헤어지고 3개월 말 쯔음 내가 다른 남자와 데이트 한 것을 알게된 너가 말이야. 날 붙잡기 위해 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거짓말을 하였고 그리고 다시 내가 너에게 돌아간 후 또 쉴새없이 비난 하였다.

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늘 불행했던 것은 아니다. 너가 러브액츄얼리 이벤트를 따라할 때 나 감동해서 울었고, 너가 사골국물 우려서 가져다 주고 너네 가게에서 음식 먹을 때에 맛있는 음식 너가 해줘서 좋았고, 남산타워에 올라가서 전세말고 우리는 꼭 자가로 집을 갖자고 다짐하며 우리의 자물쇠를 채워넣었다. 우리 같이 커플링 사러 백화점 들렸다가 종로 들렸다가 돌아다닌 것도 좋았고, 내가 귀엽다 그러면 이거 사자 하면서 귀여운 인형들 한 개씩 사준 것도 좋았고, 나 장미 좋아하는 거 알고 나랑 싸웠을 때 집앞에 장미 들고 온 것도 좋았다. 너와 사귀고 얼마 안되 내가 캄보디아에 갔었을 때 너가 여행일지 하라면서 캄보디아 어로 인삿말 적어두고 편지써서 공책 준 것도 좋았다. 나 배고플 때 찡찡거리면 조금만 참으라면서 내 손 붙잡고 맛있는거 사줬던 너, 우리 서로 지금은 빛 바래졌지만 한달에 한 번씩 시와 편지를 교환 했었지. 나 LA에 갔을 때 아빠 몰래 인천공항 까지 짐 들고 데려다 주고 뉴욕에서 마지막까지 손 흔들며 인사했던 너가 기억난다.

그리고 싸웠던 것은 매번 싸웠지 우리. 넌 날 얼만큼 사랑해? 라고 자주 물었고 우린 서로 유치하게 그런걸로 사랑을 가늠하고도 했었다. 사랑한 만큼 기대하는 것들이 많았고 바라는 것이 많아 너무 많이 싸웠다. 넌 내꺼니까 이러면 안되, 숨막히고 숨막히는 관계. 홍대 밤거리에서 길가에서 싸우다가 내가 너 앞에서 무릎 꿇었던 기억, 뉴욕에서 오페라의 유령 보다가 너가 화나서 공연 도중에 뛰쳐나온 기억 그리고 다시 들어가서 울면서 마지막을 보았지. 너가 참 오페라의 유령 같았더라 그 때.

근데 내가 헤어지자고 한 이유는 내가 너무 못나서야. 이 못난 모습 너에게 보여주기 싫다는 모습. 그리고 우리가 서로 상처줬던 과거가 두려워. 또 난 지금 누군가와 사귈 만한 멘탈과 상태가 아닌 것 같아. 참, 우습다. 내 자신이 널 아직도 사랑하는 것도 우습다. 넌 지금 뉴욕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고그 쪽 사람들은 다 괜찮은 사람들이 많으니까, 넌 더 좋은 여자 만날 수 있을 테니까. 한 달전 내가 너에게 하루에 한 번 씩 문자를 하라고 하였었고 넌 저항을 하였지만 나에게 맞춰주었지. 그리고 난 이 지랄이다. 사실 지금도 연락해서 널 붙잡고 싶다. 그런데 난 자신이 없다. 너에게 잘할 자신이, 내 자신이 현재 너무 못나 보여서......너에게 도움을 청할 수가 없다. 나 많이 힘든데, 너무 추할 까봐. 그러기 싫다 . 넌 그런것도 없었지. 내가 힘든일을 피하고 싸울 거리가 있으면 말을 안하는 반면에 넌 나와 달리 말로 나에게 물어봤지.

사랑이란게 정답이 있을까?
거기에 대해선 답을 모르겠다.
그런데 나 정말 행복하고 싶다.

너와 헤어지고 나서 내가 다시 사랑을 할 수 있을까?
이제 영원이라는 말을 꺼내는 것이 두려워진다.
내가 상대방의 단점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이 한계점이 어디일까.
사랑하고 나서 권태로움, 그리고 욕심.
난 그래도 영원한 사랑을 다시 한 번 꿈꾼다.
바보처럼.
내가 어쩌면 바보 같은 것 일 수도 있다. 너무 이상향만 추구하는 바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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